<트라이> – 박지수, 한국 럭비 드라마의 진정성을 말하다

Credit: SBS/Netflix

럭비는 한국에서 100년 넘게 이어져 왔으며, 대한럭비협회(KRU)는 2024년에 럭비 도입 100주년을 기념했다. 그러나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는 크게 확산되지 못했다. 다만 소규모지만 열정적인 팬층과 선수들이 럭비 정신을 지켜왔다.

최근 대한럭비협회는 국내에서 럭비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의 적극적인 활동, 그리고 대중문화와의 접점을 넓히는 시도도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시도는 바로 SBS에서 방영 중이며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도 공개된 신규 드라마 <트라이>다. 이 작품은 위기에 처한 한양고 럭비부와 새로운 감독, 그리고 과거 대한민국 국가대표였으나 불명예스럽게 퇴출된 주가람(윤계상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드라마가 한국 시청자에게 럭비의 정체성을 얼마나 각인시킬 수 있을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지금까지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약간의 로맨스, 유머, 그리고 감동적인 멜로드라마 요소를 담아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Credit: Jisu Park

박지수는 전 대한민국 럭비 국가대표선수이자 일본 코카콜라 럭비 프로팀 선수(2021년 해체)의 경력을 가진 인물로, <트라이>의 럭비 자문을 맡았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럭비 드라마 자문을 맡게 되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넷플릭스 <피지컬: 100> 시즌 1에도 출연한 바 있다.

박지수의 역할은 배우들이 럭비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드라마의 현실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는 대본을 검토하고 모든 럭비 장면의 스토리보드를 제작했으며, 배우들을 직접 훈련시켜 경기 장면에 대비하게 했다. 또한 전직 선수들을 엑스트라로 섭외해 극 중 경기를 실제처럼 구성했는데, 이는 작품의 첫 장면인 한일전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드러난다.

<트라이> 이전에도 럭비는 2024년 12월부터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예능 시리즈 <최강락비>를 통해 대중에 소개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의 프로 및 대학팀들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맞붙는 내용을 담았다. 비록 새로운 팬층을 확보했으나, 대한럭비협회는 이를 크게 확장시키지 못했다.

한국 시청자에게 럭비를 어떻게 알릴 수 있을지 묻자, 박지수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일본에서 운영 중인 럭비 아카데미 [O.U.P. Sports Academy]와 같은 유소년 럭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터치 럭비’처럼 비접촉식이면서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홍보하는 것이 한국인 정서에 가장 잘 맞고, 부상 위험 없이 팬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지수는 <트라이>를 통해 한국 럭비에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에 대해 “스토리를 보면 알게 될 거예요”라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는 흥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의 겸손한 태도와 럭비 선수로서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Credit: Jisu Park

그의 ‘팀 우선’ 마인드는 드라마 곳곳에서 드러난다. 3화의 회상 장면에서는 당시 한양고 감독이었던 교장이 주가람에게 럭비를 처음 소개하며 이렇게 말한다.

“럭비는 앞으로 패스를 못 해. 옆이나 뒤로만 가능하지 그러니까 럭비는 항상 자기 곁을 누군가가 지켜 줘야만 해. 보기에는 거칠어 보여도 사실 다른 어떤 것보다 다정한 종목인 거지. 외롭지는 않을걸?”

Credit: SBS/Netflix

박지수는 또 다른 전직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 ‘라이노’의 서사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드라마 속 라이노는 무릎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조기에 마감하는데, 이는 2022년 박지수 본인이 당한 무릎 분쇄 골절의 경험과 겹친다.

<트라이>는 따뜻하고 유쾌한 순간들을 담아내면서도, 동시에 한국에서 럭비 선수로 살아간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대중성이 부족한 고강도 스포츠를 견디며 부상 위험과 싸워야 하는 길—을 외면하지 않는다.

선수의 길을 선택하는 이는 많지 않고, 특히 한국에서 럭비를 택하는 이들은 더욱 드물다. 하지만 <트라이>는 넷플릭스 한국 신작 2위로 데뷔했으며, 국내 방송 시청률은 매주 자체 최고치를 경신하며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는 나이와 세대를 불문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럭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결국 한양고의 언더독 스토리가, 한국에서 언더독으로 여겨지는 럭비 종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는 총 12부작으로, 최종 회차는 앞으로 몇 주 내 공개될 예정이다. 본 기사가 발행되기 직전 공개된 8화는 닐슨코리아 기준, 한국 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글은 원래 Rugby Asia 24/7에 영어로 게재되었으며, [여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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